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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09.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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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렁 드르렁 ‘코고는 소리’
 
정상연 한의사
 

코골이주변사람은 물론 내 건강에도 큰 피해

숨길 주변 점막이 이완, 공기 마찰로 소리 발생

 

 


숨길이 좁아져 체내 산소공급 제한

 

여러 사람과 한방에서 잘 때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 탓에 잠을 설쳐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밤새 귀 옆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참는 것은 커다란 고통이다.

 

한편 코를 고는 사람도 고통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주변에서 원망의 눈초리를 받아 마음이 불편한 것은 물론, 건강상의 문제도 상당하다.

 

코골이는 숨길이 정상상태보다 좁아져 체내 산소공급에 제한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려 8시간의 수면시간 동안 몸에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인데, 제일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은 뇌이다.

 

뇌는 우리가 자는 동안에도 호흡과 심박동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포함해 수많은 대사 작용을 쉬지 않고 통솔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양의 영양분과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코골이 때문에 산소를 제대로 얻지 못하면 뇌가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부족한 산소 탓에 뇌가 위협을 느껴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작동하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8시간을 자더라도 숙면을 할 수가 없어,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무겁고 주간에는 작업능률도 떨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산소를 운반하는 혈액 내 산도가 낮아져 몸 전체가 빠르게 산화된다. 쉽게 말해 노화가 빨라진다. 혈액과 직접 닿는 조직인 혈관내피는 산화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코고는 사람에게 심혈관이나 뇌혈관에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그렇다면 코골이는 발생하는 기전은 무엇일까?

잠을 자면서 코로 나팔을 부는 사람도 깨어있을 때에는 코를 골지 않는다. 그 이유는 깨어있을 때와 잠을 잘 때 근육과 점막의 긴장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의 근육과 점막은 이완된다. 이 때 공기가 지나다니는 숨길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근육과 점막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좁아진 길로 들어가는 공기는 베르누이의 원리로 더 빠르게 이동하고, 가뜩이나 축 늘어져있는 주변 조직과 부딪치면서 시끄러운 코골이 소리가 발생한다.

 

만약 근육과 점막의 이완정도가 더 심하면 부분적으로 숨길자체가 막혀버린다. 바로 이것이 옆에서 자는 사람도 깜짝 놀래키는 수면무호흡증이다.

 

비염, 부비동염코속 문제 해결

 

따라서 코골이를 치료하려면 우선 어느 조직과 공기가 마찰하고 있는 지를 찾아봐야 한다.

 

어린아이의 경우 보통 입천장 뒤의 아데노이드와 혀 옆의 편도가 부어서 코골이가 생긴다.

 

이는 외부감염으로 인한 붓기 증상이므로, 감염원을 제거하여 붓기를 빼면 쉽게 코골이가 고쳐진다. 또한 사춘기 이후로 아데노이드와 편도는 퇴화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인의 경우는 공기와 마찰되는 조직을 찾기 위해서 보다 자세히 접근해야 한다. 우선 본인이 잘 때 입을 닫고서 코를 고는지 열고서 코를 고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입을 닫고 코로 숨을 들이마시며 일부러 코를 골아보고, 또 한번은 입을 열고 구강으로 숨을 들이마시며 일부러 코를 골아보자. 그리고 같이 잠자리에 드는 사람에게 본인의 코고는 소리가 어떤 소리에 가까운지 물어보면 된다.

 

입을 닫고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 나는 소리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이는 입천장 뒤쪽 연구개가 떨리는 것이다. 비염이 심해 상중하로 나뉘 어진 비강의 숨길이 막히거나, 부비동에 고름이 차서 코 속에 환기능이 떨어진 경우, 몸은 더 큰 힘으로 숨을 들이마시게 된다.

 

그러다보니 비강과 연결이 된 입천장 뒷부분인 연구개가 떨리면서 요란한 소리가 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는 비염, 부비동염 등의 코속 문제를 해결해주면 어렵지 않게 코골이를 고칠 수 있다. 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비대한 비강 속 조직을 사혈하는 침치료를 받는 것이다.

 

비염으로 부푼 조직은 염증 부산물과 어혈로 가득 차있는 상태인데, 깨끗이 소독한 상태에서 어혈을 제거해주면 붓기가 쉽게 가라앉는다. 이는 비염을 치료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안전한 방법으로 코질환을 치료하는 한의원에서 쉽게 받을 수 있다.

 

부비동염의 경우는 4개로 구분된 각각의 부비동 입구에서 농을 빼내는 석션치료가 효과적이다. ‘콧물 잘 빼내는 곳으로 유명한 한의원들이 바로 석션치료를 하는 곳이다. 이렇게 부비동에 가득 찼던 농이 빠지고나면 콧속에 빈공간이 확보되어 공기의 환기가 좋아진다.

 

그리고 장기간 공기와의 마찰로 손상된 연구개를 치료하는 것도 병행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코의 문제가 해결되면 굳이 큰 힘으로 숨을 들이마실 이유가 없어지게 되고 연구개가 떨려 발생하는 코골이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한편 본인의 코고는 소리가 입을 벌린 채 구강 호흡할 때 코고는 소리와 같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 때 나는 소리는 입을 벌렸을 때 입천장에서 밑으로 튀어나온 뼈다귀 모양의 목젖이 떨리면서 발생한다. 보통 연구개가 떨리는 소리보다 시끄럽다.

 

만일 구강으로 호흡하는 원인이 코가 막혀서 입이 벌어지는 것이라면 위에 언급한 연구개가 떨려서 발생하는 코골이의 치료법과 동일하게 접근한다.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의 비강 문제가 해결된다면 자연스럽게 코를 이용하는 호흡이 자리를 잡는다.

 

목젖 자체가 다른 사람에 비해 크고 길어서 코골이 소리가 나는 경우도 많다. 자는 동안 목젖은 평소보다 더 부어서 숨길을 방해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구강호흡으로 숨구멍을 확보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목젖이 떨리며 큰 소리를 낸다.

 

이러한 경우에 과거에는 목젖을 제거해버리는 수술을 많이 했다. 그러나 목젖을 없애버리는 것은 목젖의 여러 순기능까지 잃게 하는 것이라, 최근에는 목젖을 축소하는 성혈술로 대체되고 있다.

 

만일 혀의 발육이상으로 혀가 인후를 막아 구강호흡이 유발되는 경우는 혀의 뿌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또한 턱관절의 이상으로 인후가 막히는 경우는 턱뼈를 정상위치로 이동시키는 커다란 수술을 하기도 한다.

 

입을 다물고 코를 골든, 벌리고 코를 골든 코골이의 상당수는 비염, 부비동염, 비용종과 같은 비강의 문제가 주요원인이 된다. 따라서 코골이를 고치기 위해 부담스러운 수술을 선택하기보다는 코 속 문제를 먼저 해결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코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한의원에 방문해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코의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가령 가벼운 두통만 있다는 사람에게 부비동 속 가득 찬 염증이 발견되기도 한다.

 

만일 코의 문제가 해결된 후에도 코골이가 고쳐지지 않으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코골이는 일종의 신호이다. 숨길이 확보되지 않아 곧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몸의 처절한 외침이다. 따라서 코골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가까운 한의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도록 하자.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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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31 [00:43]  최종편집: ⓒ 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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