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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6.2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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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각지대 ‘문인들의 실상’
 
정성수 칼럼니스트
 

 

▲ 정성수 칼럼니스트   


진정한 복지의 기준은?

 

복지(福祉)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들이 어우러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좋은 건강은 배부르고 등 따숩다는 것만은 아니다. 윤택한 생활이라고 해서 경제 사정이 좋다는 뜻도 아니며 안락한 환경은 고급주택에 사는 것만이 아니다.

 

몸만 비대해지고 영혼이 피폐하다면 동물적인 삶일 뿐 인간으로 바람직한 삶은 아니다. 몸과 영혼이 함께 건강하고, 윤택하고 안락할 때 진정한 복지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가 국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삶의 기준을 높여 직접적이고 좋은 정책을 실시함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복지는, 안정되게 정착되면 그런 나라를 복지국가라고 한다.

 

시인 윌리엄 워드워즈는(William Wordsworth, 1770~1850) “문인은 인간성을 옹호하고 보존하는 전수자라고 했고, 플라톤(Platon, 기원전 427~347)문인들은 위대하고 지혜로운 말들을 되내인다.”라고 그들의 영감을 칭송했다. 또한 시인들을 언어의 연금술사라고도 한다.

 

이런 말들을 종합해 보면 문인이야말로 흙탕물 같은 세상에서 번민과 고뇌의 짐을 지고 가는 구도자라고 할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인들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그런가 하면 경제학자이자 사상가인 영국의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에 의하면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했다. 인간은 생각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이기 때문이다.

 

이는 약 4~5만 년 전에 지구상에 나타나 현존하는 인류에게 소크라테스가 될 필요는 없지만 배부른 돼지가 되지 말라는 뜻이다. 그 둘 사이에서 몸과 영혼의 균형을 맞출 때 건강한 복지이자 동시에 진정한 복지다.

 

▲ 각 지역에서 문인 복지와 관련된 조례를 만들고, 복지 정책 및 사업들을 모색해 진행해야 한다. pixbay.com    

 

한국 문인들의 복지실상은?

 

최근 각국에서는 문인들의 복지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여러 방면에서 문인들에 대한 예우를 펼친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예술인복지법에 의해 복지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문학미술사진건축음악국악무용연극영화연예만화 등 11개 예술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은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첫 단추는 예술인 활동 증명을 해야 한다. 예술인 활동 증명은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예술인복지법상의 예술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다. 예술인 활동 증명은 예술인 활동 실적이나 수입 등을 통해 증명하는 것이다.

 

예술인 활동 증명을 완료한 예술인 70% 이상이 수도권 거주자라고 한다. 수도권 편중은 예술인 활동 자체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문화기반시설의 상당수가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창작준비금이나 예술인 파견지원에도 대부분 이들이 혜택을 받거나 참여하고 있다.

 

비수도권인 중 소도시나 읍면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인은 복지 관련 정보 또는 서비스 사각 지대에 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이는 예술 활동 기회가 적다는 반증이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중점 사업으로는 산재보험지원, 국민연금고용보험 지원, 의료비지원, 예술인 신문고, 법률상담 컨설팅, 심리상담, 예술인 파견지원, 계약 및 저작권 교육지원, 예술인 패스증 발급, 예술인 자녀 돌봄 지원, 창작 준비금 지원 등이 있는데 문제는 신청 절차가 까다롭고 많은 서류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로 온라인 신청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고령자나 컴맹들은 언감생심이다.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는 시대

 

언제부터인가 문인들에게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문인들이 정신적 노동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명 운동선수나 배우 탤런트의 연봉이 수백 억 또는 수십 억이다. 아파트 한 채도 수십 억 또는 수 억 나가는 시대에 문인들에 대한 홀대는 극에 달했다.

 

대한민국 문인들이 춥고 배고프다. 원고료 한 푼 못 받는 상황은 문인들의 사기는 물론 현실에 절망한다. 전업 작가들의 원고료도 박하다. , 수필, 소설, 칼럼 할 것 없이 뭉뜽거려 작품 당 10만원 씩 받는다고 해도 매달 10건의 원고 청탁을 받아야 겨우 100만원의 수입이다.

 

4인 가족의 월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문단에서 한 달에 10여건의 원고 청탁을 받는 문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을 써서 밥을 먹고 사는 전업 작가도 이 지경인데 아마추어 작가는 오죽하겠는가? 생활이 캄캄한데 체면 유지비는 불가능이 아니라 절벽이다.

 

오늘날 문화융성시대에 문학은 많은 독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아야 마땅한 중요 분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사랑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요인은 창작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들 수 있다.

 

거기에 가치성과 효용성이 창작에 대한 기여도다. 문학은 예술의 근본이며, 시대를 반영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문인은 창의적인 정신으로 독자와 함께 호흡하고, 시대적 현실적 아픔을 나누며,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는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인으로서 책임에 대한 통감보다는 고집과 아집에 빠져 자화자찬과 서로 간 칭찬 문화에 빠져있다. 이런 일은 결국 작품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 그렇다고 문인들에게 작가의식을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서는 올 곧은 자존심을 지녀야 하고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꾸준한 독서를 통해 실력을 연마하고, 나아가 정립된 가치관은 물론 치열한 작가 정신으로 무장하여 바른 문장력을 유지해야 한다. 거기다가 치밀한 계획 아래 글쓰기가 아닌 말쓰기를 할 때 명작은 탄생할 것이다. 명작들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쓴 것들로 독자들의 감동을 충분히 이끌어 낸다.

 

그렇다면 문인들에게 복지란 어떤 의미인가? 낯선 말이다. 문인들에게 복지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일이다. 요즘 문예진흥기금이 존재하지만 혜택을 받는 문인은 손가락으로 셀 정도다. 혜택을 받는 문인에게는 축복이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인은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모든 문인에게 혜택이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겠다. 이때의 노력은 바로 문인들의 몫이다. 훌륭한 문학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발점은 금전적 지원이다. 금전적 지원은 문인에게 안정감은 물론 집필에 필요한 절대적 힘이 되기 때문이다.

   

소외감작품 활동을 포기하게

 

문인은 현실의 벽을 넘어 보다 풍요로운 창조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 존재로 자신만의 이기와 영달을 위한 삶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창작을 통해 자신의 삶은 물론 독자의 이상까지 꽃피워 나가고자 한다.

 

선각자나 구도자의 길을 걷는 것처럼 문인의 길은 험난하다. 이런 까닭에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인 복지가 필요하다. 설령 복지가 작을지라도 큰 작품을 태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한 나라의 발전 가능성은 문인들의 복지에 혜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복지를 진정한 의미와 가치로 증폭시킬 때 문인들은 행복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학의 진정성이 외면 받지 않는 건강한 복지라고 할 수 있다.

 

복지는 여기까지가 끝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한 나라의 발전 가능성은 문인들에게 어떤 대접을 하는가? 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문학은 저절로 크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다. 화분에 물을 주고 거름을 주고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탐스럽고 향기 나는 꽃을 피우는 이치와 같다.

 

그러므로 문인들에게 배려와 돌봄은 절실히 필요하다. 경제적 혜택이 다가 올 때 문인들은 문학적 감각을 일깨워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훌륭한 작품을 쓸 수 있다. ‘너는 혜택을 받는데 나는 아니야!’는 결국 자신까지 포기하게 만든다. 특히 소외감은 작품 활동을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요즘 사진 한 장, 노래 한 곡 복사해서 사용하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고 퍼 나르기만 해도 벌금을 물고 잘못되면 징역을 사는 세상이다. 여기에 비하면 문인들의 창작 작품인 시, 수필, 칼럼 등은 원고료를 몽땅 줘도 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른 분야의 복지는 크게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문학 분야는 여전히 복지 사각 지대라고 할 수 있다.

 

지방문인복지법지방별로 제정

 

문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진다.’고 한다. 많은 문인들이 작품집을 출간하는 것을 보면 선천적인 감수성 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느낀다.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노력하고 정진하면 고전 같은 명작은 탄생한다. 자신의 작품집 한 권은 몇 구좌의 연금에 버금간다. 문인은 작품으로 말한다는 명제가 새삼스럽다.

    

수많은 문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건강 악화나 피지 못할 가정사로 어려움에 힘들어 하는 경우 도와줄 수 있는 적극적인 제도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나아가 일시적 처방이 아닌, 영구적으로 문인들이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지속적인 소득 창출이 되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아울러 국격을 위해 헌신한 문인들이 노후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도록 범 정부차원의 대책이 있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 문학발전은 점점 후퇴하여 문화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다.

 

특히 지역 문인들 중 상당수가 예술인복지법과 관련 시행령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다. 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지역 특수성을 감안한 지원 정책 및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역에서 문인 복지와 관련된 조례를 만들고, 복지 정책 및 사업들을 모색해 진행해야 한다. 거기에 한국예술인복지재단과 협력해 지역을 순회하며 예술인복지법을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문인들의 창작 활동과 직업 및 복지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해 정부 또는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문인들을 연계하여 일자리 창출에 힘을 써야 한다. 사업 진행시에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문인들을 위해 고용보험 가입 방안을 마련하고 동시에 문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방문인복지법을 지방별로 제정하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될 때 문인들은 마음 놓고 창작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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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4/20 [18:14]  최종편집: ⓒ 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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