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주잔을 망치로 깨부수는 의원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폭탄주를 마시다가 폭탄맞지 말자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았겠지만 왜 잘못된 행동을 애궂은 폭탄주의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가? 아직도 성폭행의 원인을 술과 여성의 옷차림 때문에 ‘나도 모르게~’라고 핑계대는 것이 합당한 이유인줄로 알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 사회에서 성문제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은 뿌리깊은 가부장적 남성우월주의 사고방식에 기인한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희생과 시행착오를 거쳐 변화되어왔건만 아직도 계속되고 있으니 과히 후진성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특히 이번 국회의원들의 연이은 몸추태 말추태는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자격을 갖고 있는지 의심하게 한다. 우리 인간은 본능에 앞서 사고를 할 줄 아는 존재임을 잊고 싶은 모양이다. 여기자를 성추행했다가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고 변명하려다 이제는 음식점 출입도 자유스럽게 하지 못할 신세가 되어버린 의원에 이어 이러한 동료의 행태를 본능과 유혹에 취약하여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며 슬쩍 대중적 면죄부를 신청하려했던 의원 등은 사회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도 못하는 의원들임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국민보다 앞서 미래를 예측하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할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의원이 일반 국민의 의식수준도 따라가지 못한다면 하루빨리 물러나야한다. 정치권의 이러한 사건은 한두 번이 아닌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도 남자의원의 술자리 성희롱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켜서 접대문화를 없애야하느니 성인지교육과 징계 여론으로 혼 줄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또 유사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이들 남성들이 겉으로는 ‘그러면 안되지’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지’하는 식의 아전인수격의 사고방식이 유사문제의 재발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의 무의식속에 습관성 여성비하와 여성희롱의 인자가 자리잡고 있는 한 전 국민을 대등하게 보는 정치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인자를 없애는 개인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즉 내가, 나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것인가?를 물어보라. 이번 사건을 통해 성추행의 원인을 가해자나 피해자에게서 찾으려는 것 보다 이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하며, 개개인의 인권이 존중되어야 하는 기본이 모두에게 차별없는 상식으로 되어야한다. 사건이 있을 때마다 성교육을 해야한다고 하지말고, 평소에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배려의 마음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폭탄주를 담은 죄없는 잔을 깨려다 손다치지 말고 올바른 사고와 가치를 갖으려고 노력하길 바란다. ◇ 홍달아기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생활과학대학 학장 美國 산호세 주립대학 객원교수 <주요 著書> 현대사회와 가정(경춘사) 현대사회와 가정복지(신정) 노인학대전문상담(시그마 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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